개전후 11일간 1만3326명 붙잡혀… ‘반전예배 집전’ 정교회 신부 구금
러 의회, 전쟁보도 최고 15년형 입법
러시아 전역에서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려 6일 하루에만 참가자 46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치범 체포 감시단체 ‘OVD-인포’는 이날 하루에만 64개 도시에서 4631명이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현재까지 147개 도시에서 1만3326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시위 참가자들이 “전쟁을 반대한다!” “부끄럽다!”는 구호를 외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일부 집회 참가자가 구금되거나 경찰에게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OVD-인포 대변인은 “오늘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집회가 러시아 전역에서 열렸고, 보통 체포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베리아 지역에서도 집회가 열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BBC는 서부 블라디미르주 카라바노보에서는 반전 예배를 집전한 러시아 정교회 신부가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부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포격 및 전쟁 참상을 전하고 교구 웹사이트에 반전 이미지 등을 게재하자 경찰은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체포했다. 앞서 4일 러시아 의회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 군사작전’이 아닌 ‘전쟁’으로 규정하거나 민간인 사망을 보도하는 이에게 최고 징역 15년형을 선고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침공에 따른 러시아군 사망자가 이미 1만 명에 달하며 러시아군의 패배로 끝날 것이란 러시아 정보기관 FSB의 내부 문건도 등장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러시아 인권단체는 FSB 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입수했는데, 이 문건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완전한 실패이며 FSB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침공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건 작성자는 “서방의 제재 영향을 평가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가상훈련이라고만 들었고 러시아가 승리하는 쪽으로 분석해야만 했다”며 “감정에 따라 움직이며 요행을 바라는 러시아 앞에는 패배만 남아 있다”고 했다.
또 문건 작성자는 “러시아군 사망자가 이미 1만 명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수를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49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만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러시아 경제의 붕괴 위험 때문에 전쟁이 6월을 넘길 수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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