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美, 이르면 오늘 제재 발표”… 로이터 “유럽 없이 美 독자 제재”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해 충당 구상
러 에너지 의존도 높은 유럽은 난색… 러, 독일에 “가스 공급 중단” 위협
셸, 러 원유-천연가스 구매 중지… 니켈값 폭등에 국제거래 중단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8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이르면 이날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전날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의 참여 없이 단독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일단 원유 수입 금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매일 약 700만 배럴의 원유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세계 2∼3위 수준의 원유 수출 국가다.
미 하원은 원유 등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의 무역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르면 8일 처리한다. 법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및 벨라루스 제품에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상무부에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참여를 막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은 8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하고 러시아 내 주유소와 충전소도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는 장중 한때 111% 가격이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니켈 거래를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의 약 10%를 생산한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5%, 나스닥지수는 3.62% 급락했다.
○ 美, 원유 금수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추진
단독으로라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려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완화할 뜻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가 5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책임자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대선 부정선거 등을 규탄하며 2019년부터 국교를 단절하고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이 8%로 비교적 낮은 데다 베네수엘라 사우디 등을 활용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로 인한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유럽 “하루아침에 못 끊어” 난색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여전히 에너지 제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7일 “러시아 에너지는 우리 시민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이라며 하루아침에 러시아산 에너지를 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도 “세계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을 대체할 만한 충분한 생산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할 테면 해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이날 “국제사회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300달러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독일을 향해서도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유럽연합(EU)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80%까지 줄이고 2030년이 되기 전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독립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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