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의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에 대해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IMF 총재는 10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디폴트가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게오르기바 IMF 총재는 “러시아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방의 제재로)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례가 없는 고강도 제재로 러시아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실제 통화로 전환하기 힘들 것이라고 게오르기바 총재는 덧붙였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이번주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디폴트 직전“으로 강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국채 보증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시장에서는 러시아의 1년 내 디폴트 가능성을 71%, 5년 내 부도 가능성은 81%로 관측됐다.
러시아가 외국통화 표시 국채에 대해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지불한다는 대통령을 내놓은 이후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은 신용부도스와프가 체결될 수 있을지를 살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는 오는 16일 1억1700만달러에 달하는 국채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루블로 지불하면 스와프 변제를 촉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러시아 루블화가 폭락하며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구매력을 강타했고 러시아 경제는 ”깊은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게오르기바 총재는 평가했다. IMF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매우 우려하지만, 러시아를 회원국에서 제명하는 논의를 하지는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IMF 규약에 기반한 경제적 의무를 위반하면 제명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러시아는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게오르기바 총재는 밝혔다. IMF는 러시아와 어떠한 대출 프로그램도 진행하지 않으며 모스크바 사무소는 운영되지 않고 모스크바에 IMF 관계자도 없다고 그는 전했다.
IMF는 다음달 IMF 춘계 총회를 앞두고 내놓을 세계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낮출 것이라고 게오르기바 총재는 예상했다. 지난 1월 IMF는 지속적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국의 전망 둔화로 인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4%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밀, 옥수수, 금속, 비료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소득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식품과 연료가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저소득 가계가 특히 위험에 취약하다. 치솟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으로 금융 환경이 예상보다 더 빨리, 더 심하게 빡빡해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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