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은 10일(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재확인했다. 특별 신속 절차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EU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이틀 일정으로 비공개로 중인 EU 정상회의 첫 날 일정을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은 “명분 없고 부당한 군사적 침략”이라고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피란민에 대한 변함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샤를 미셸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5억 유로(약 67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금을 제안했다.
EU 정상들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겠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러시아의 공습이 중단되면 민주적인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신속하게 움직일 것도 공언했다.
다만 ‘패스트 트랙’ 특별 절차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EU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지 여부에 대해선 결론 내지 않았다.
이들은 “EU에 가입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의 선택과 유럽인들의 염원을 인지했다”면서 EU 집행위원회에 신속하게 의견을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외에 비슷한 시기 가입을 신청한 몰도바와 조지아(그루지야)에 대한 의견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체 없이 유대와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유럽에 속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특별 절차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공식 후보국 지위로 올린 뒤 신속하게 가입 절차를 밟을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신속 가입을 지지했던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5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유럽 통합에 찬성했다. 베르사유에서의 역사적인 밤”이라고 썼지만 EU 정상들이 ‘패스트 트랙’ 가입에 동의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날 성명은 5시간여 토론 끝에 발표됐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3시 직후다.
우크라이나는 이 성명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U 내에선 우크라의 신속 가입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상회의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지지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도 신속 가입 가능성은 배제했다. 그는 “오늘 (회의에서) EU 가입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패스트 트랙 절차란 없다. 과거 결정한 것을 계속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그런 절차는 없다. 후보국이 되기 위해 10년 이상 노력하고 있는 국가들도 있다”며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라트비아의 아르투르스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고 우리가 민주국가 가족으로서 원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것이 지금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지지를 표명한 뒤 회의장에 들어갔다.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오랜 염원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EU에 특별 절차를 통해 신속 가입하게 해 달라며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발트 3국 등 EU 회원국 중 8개 국가가 연대 지지 성명을 냈고 유럽의회도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EU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데다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는 공식 후보국 지위도 부여받지 못한 상태다. 현재 알바니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등이 공식 후보국으로, 정식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