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대해 11일(현지 시간)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도운 러시아인과 기관들에 초점이 맞춰졌고 북한 국적자는 대상에서 빠졌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한 러시아 국적자 2명과 러시아 기관 3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밝혔다. 제재를 받은 개인은 알렉산더 안드레예피치 가예보이, 알렉산더 알렉산드로비치 차소프니코프이며 기업은 ‘아폴론 ○○○’, ‘Zeel-M’, ‘RK Briz ○○○’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브라이언 넬슨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차관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은 국제법을 위반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글로벌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오늘 조치는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시스템 부품 조달을 돕는 데 공모한 러시아의 개인 및 기업을 겨냥해서 위협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으로 하여금 외교의 길로 나오고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기존 제재를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두 차례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 실제로는 신형 ICBM 시험발사를 앞두고 성능 시험을 한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양국 국방부가 이 같은 북한의 동향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감지하고 사전에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국제 사회가 북한의 계속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지속적인 시험은 도발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북한의 ICBM 발사 시험에 대한 질문에 “이 시험은 북한이 숨기려 했지만 미국이 어제 전 세계에 공개한 것”이라며 “이들 시험은 긴장을 고조하고 더 넓은 지역으로 안보 불안을 확장하기 위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외교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우리 국토와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올 1월에도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 역할을 맡아온 개인 7명과 기관 1곳에 대해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권 유린을 이유로 리영길 북한 국방상 등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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