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훈련시설 공격, 최소 35명 사망
수도 동쪽선 우크라軍, 러 전차 파괴
WP “러,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러시아가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함락하기 위해 도심 24km 앞까지 진격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자 우크라이나군이 매복 공격으로 러시아군 전차를 패퇴시키는 등 결사항전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0km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야보리우 군사시설에도 미사일 30발 이상을 발사해 13일 기준 최소 35명이 숨지고 134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혔다. 이 시설은 미군과 나토, 우크라이나군 간 연합훈련장으로 쓰였고 나토의 무기가 들어오는 곳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동쪽과 남쪽을 주로 공격했던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한 공격까지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2일 후방 전투부대를 전방으로, 기갑부대가 키이우를 북, 서, 동쪽에서 포위하는 식으로 병력을 재배치한 뒤 키이우 도심 24km 앞까지 진격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도시들은 폐허가 됐고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했다. 키이우로 도달하는 주요 길목인 북쪽 이르핀에서는 러시아군 탱크가 무차별 포격을 가하자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이르핀강의 교량을 모두 폭파했다.
키이우 동쪽 브로바리에서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대량살상무기인 진공폭탄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 발사대(TOS-1A)가 설치된 탱크 등 약 30대의 러시아군 전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매복해 있다가 공격을 퍼부어 전차 일부를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 대령급 고위 장교 1명도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습 공격을 받은 일부 전차가 검은 연기에 휩싸이자 러시아군이 퇴각하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키이우는 인구의 절반(200만 명)만 남은 채 도시 내부를 요새화하고 항전에 나선 상태다.
러시아는 야보리우 군사시설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공항도 공습했다. 루마니아와 가까운 이 도시는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이 대피한 체르니우치와 약 100km 거리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막힌 러시아군이 생화학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남부 멜리토폴에서는 이반 페도로우 시장이 12일 머리에 검은 봉지를 뒤집어쓴 채 러시아군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13일 인근 드니프로루드네의 예벤 마트베예프 시장 또한 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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