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한국 돌아갈 수 없다”…경찰·외교부 보호 거부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3월 15일 15시 53분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무사 도착했다는 소식을 알린 이근 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무사 도착했다는 소식을 알린 이근 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유튜브 예능 ‘가짜 사나이’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끈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걱정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제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알렸다. 우크라이나에 남아 러시아군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씨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 현장 상황이 많이 심각하고 모든 파이터들이 철수하면 더이상 남을 게 없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드리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서울경찰청과 나눈 메시지를 공유했다. 국제범죄수사2계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외교부에 긴급 협조할 부분이 있느냐”, “지금 위치를 보내주면 외교부에 통보해서 재외국민 보호를 요청하겠다”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씨는 이같은 경찰의 도움을 거부했다. 그는 “나중에 귀국할 때가 되면 그때 연락드리겠다”며 “여권은 아직 무효화 안 됐으니까 걱정마시라. 무효화돼도 입국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최근 외국 용병들을 제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이 씨가 러시아의 공격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이 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일행과 폴란드 국경으로 이동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자 이 씨는 이날에만 두 건의 게시글을 올리며 근황을 전했다. 오전에는 “살아있다” “내 대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안전하게 철수했다” “난 혼자 남았다. 할 일이 많다” “연락하지 마라. 매일 전투하느라 바쁘다” 등 자신의 상황에 대해 알렸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여행경보 4단계 국가로 신규 입국이 금지돼 있다. 외교부는 이 씨가 참전을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것과 관련해 여권법 위반 혐의로 지난 10일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여권법 제26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이 씨가 경찰청 관계자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인스타그램
이 씨가 경찰청 관계자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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