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4차 휴전협상 재개
러軍은 키이우 중심 15km 앞 진격
국제기구 “우크라 난민 300만명”
젤렌스키, 오늘 美의회 화상 연설
일시 중단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차 휴전 협상이 15일 재개됐다. 휴전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상당하고 협상 와중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을 폭격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해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에 참석한 다비드 아라하미아 의원은 이날 현지매체에 “러시아와의 온라인 화상 회담이 재개됐다”고 전했다. 하루 전 양측은 러시아군의 철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철회 등을 논의하다 견해차로 협상을 일시 중단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고문은 “5월 초 안에 합의에 이를 것 같다. 더 빠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 남부 마리우폴, 동부 하르키우 등 거점 도시에 대대적 공세를 가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키이우 중심의 약 15km 앞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러시아군 탱크가 키이우 시내까지 진입하면 최악의 경우 수개월간 양측이 시가전을 벌일 수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민간인 사망자 또한 계속 늘고 있다. 15일 키이우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4명이 숨지자 시 당국은 이날 오후 8시부터 17일 오전 7시까지 35시간의 통금령을 내렸다. 방공호 대피를 제외하면 허가 없는 외부 출입이 금지된다. 하르키우시는 14일에만 65번의 포격을 당해 학교 병원 아파트 등 600개 건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도 현지 매체에 “마리우폴에서만 1만 명이 숨졌고 러시아군의 봉쇄가 끝나면 사망자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3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고 밝혔다.
핵전쟁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핵분쟁 가능성이 발생 가능한 영역으로 다시 들어왔다”며 러시아 핵무기 운용부대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르면 24일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NBC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3국 총리가 15일 키이우를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 동부 시간 16일 오전 9시(한국 시간 16일 오후 8시) 미 의회에서의 화상 연설을 통해 전투기 등 무기 지원 확대를 촉구한다. 그는 앞서 8일에도 영국 하원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연설을 인용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 일각에서는 미국의 2차 대전 참전 또한 처칠의 연설을 계기로 이뤄졌다며 이번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적극적 도움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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