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아무도 원치 않는 전쟁 멈춰야”…음악으로 ‘반전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6일 16시 39분


일본 대표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3·사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반전 메시지를 담은 특별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로 나선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6일 보도했다. 그는 18일 오후 11시부터 55분간 도쿄 FM의 특별 방송 ‘무라카미 라디오 특별판-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한 음악’ 방송에 DJ로 출연한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그는 유명한 재즈 애호가로 음악에 상당한 조예를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무라카미는 이날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CD와 레코드 중 반전 메시지가 강한 약 10곡의 노래를 골라 들려주기로 했다. 특히 직접 가사의 의미와 시대 배경을 소개하며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는 출연을 승낙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쟁이 벌어졌다. 음악으로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청취자로 하여금 ‘전쟁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할 수는 있다”는 소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침공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권위주의 지도자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기로 했다. 방송을 기획한 노부에 히로시(延江浩) 프로듀서는 “그의 발언은 해외에도 영향력이 있다”며 “그의 선곡과 메시지가 전 세계에 전해져 많은 이의 마음에 와 닿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도 종종 라디오 DJ를 맡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발령됐을 때도 DJ로 나서 전대미문의 전염병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당시 “음악은 논리를 넘어 공감하도록 만든다. 소설도 마찬가지”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점점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를 우려하는 발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원자폭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는 일본인의 생각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23년 간토대지진 후 극우 세력이 조선인을 희생양 삼아 학살한 사건을 언급하며 “위기 때 말로 선동하는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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