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우크라 중립국화’ 방안 논의…“일부 합의 근접”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6일 2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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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화하는 방안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차 휴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처럼 중립국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여기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반대한 나토 가입 포기 의사를 내비친 우크라이나는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동맹국의 직접적인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러시아가 제안한 스웨덴·오스트리아식 중립국화는 거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 크레림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16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나 스웨덴처럼 자체 군대는 있지만 외국 군사기지가 없는 ‘비무장 국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해 논의하고 있고 실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논의 중이며 일부 합의문 문구는 의견 일치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회의에서 “우리는 이미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국민들도 이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휴전협상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이 더욱 현실적이 됐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도 트위터에 “매우 어렵고 끈질긴 과정이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중립화 논의를 받아들이면서 양측간 어느 정도 합의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돌랴크 고문은 “비무장화 도델은 (스웨덴, 오스트리아 모델이 아닌) 우크라이나 방식이 돼야 한다. 법적으로 검증된 안전보장 방안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공격당할 경우 사태를 방관하지 않고 확고한 안전보장을 해줄 강력한 동맹국들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가입을 포기하더라도 미국 등이 동맹이 돼 직접 안전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 측이 밝힌 주장한 중립국화와는 차이가 있다.

양측은 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공화국의 독립국가 인정 등에서는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키아 총리 등 3개국 정상은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세 나라는 모두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동맹과 함께라면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24, 25일 양일간 나토와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동맹국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의회 화상 연설 직후 대국민 담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재블린 및 스팅어 미사일 등 약 8억 달러의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12일 승인한 2억 달러의 지원을 포함하면 총 10억 달러(약 1조2500억 원)의 군사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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