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끝 러 후퇴시킨 우크라 남부 도시…그 뒤엔 민병대 활약 있었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17일 13시 19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 보즈네센스크가 민병대 활약 끝에 러시아군을 격퇴한 사실이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구 3만5000명 규모 보즈네센스크는 이틀간의 격전 끝에 러시아군을 후퇴시키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군은 보즈네센스크가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 관문이자 남부 도시 오데사를 후방에서 공격할 수 있는 통로인 만큼, 보즈네센스크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민병대의 격렬한 저항 끝에 고전했고, 결국 러시아군은 병력에 상당 손실을 입은 채 후퇴해야 했다.

WSJ은 “보즈네센스크 전투 세부 사항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파괴되거나 방치된 러시아군 전투복으로 미뤄볼 때, 현지 자원봉사자와 전문 군대로 구성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대대 전술 부대 대부분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침공 후 지역 군 지휘관 역할을 맡고 있는 예브헤니 벨리치코 보즈네센스크 시장(32)은 어깨에 총을 두른 채 “모두가 공동의 적에 맞서 단결했다”며 “우리는 우리 땅을 지키고 있다. 우린 고향에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군 생존 병력이 탱크, 장갑차, 다연장 로켓 발사대, 트럭 등 군용 차량 43대 중 30대가량을 버리고 후퇴했다고 밝혔다. 격추된 Mi-24 공격 헬기도 방치했다.

러시아군은 보즈네센스크 남동부로 약 65㎞ 후퇴했으며, 다른 우크라이나 부대가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군 일부는 인근 숲으로 흩어졌으며, 10명은 생포했다고 현지 관계자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사령관이자 보즈네센스크 주민인 바딤 돔브로프스키는 “우린 러시아군에 대항할 탱크 단 한 대도 갖고 있지 않았다”며 “로켓 추진 수류탄, 재블린 미사일, 포병 도움이 전부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우리가 이렇게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당혹스러웠을 것이다”라며 “그들이 보즈네센스크를 점령했다면, 우크라이나 남부 전체를 차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개시된 가운데, 러시아 측은 구체적인 병력 손실 규모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보즈네센스크 전투 전인 지난 2일 병력 498명이 전사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 이후 병력 손실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보즈네센스크 전투에서 러시아군 100명가량이 전사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손실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민간인 10여명이 전사하고 2명이 이후 지뢰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역 주민들은 사상자 대부분이 민병대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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