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드디어 금리 인상의 시동을 걸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에 불안 요인이 있지만 일단 4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물가 상승세를 잠재우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금리를 처음 올렸다. 연준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터지자 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리고 제로(0) 수준의 금리를 2년간 유지해 왔다.
특히 연준은 이날 올해 남은 6차례의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리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위원들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을 평균 1.9%로 예상했다. 회의마다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앞으로 남은 6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2023년 말 평균 금리는 2.8%로 예측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쉬지 않고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연준이 향후 계속된 금리 인상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가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리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긴축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 의지가 미국 경제의 튼튼함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이날 미국 증시는 급등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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