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두 정상 간의 접촉은 작년 11월 15일 화상 정상회담에 이어 4개월 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처음이다.
백악관은 17일(현지 시간) “이번 통화는 미국과 중국 간 소통 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두 정상은 양국 간 경쟁 관리 방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공통의 우려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의 통화 현장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중국이 군사 지원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취하는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 제재 등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음을 재차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중국의 러시아 지원 움직임에 대해 같은 내용으로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이 전쟁에서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은 계속 할 계획이라고 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통화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사일 도발 등 한반도 안보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에 동참하고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마지막 만남이 지난해 11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논할 게 많을 것”이라며 “지역 내 안보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또 “이번 통화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시 주석의 입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중국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침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밖에 대만 해협의 평화나 중국의 인권 문제 등도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 등에 관해 “국익을 건드리지 말라”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화상회담에서 양국이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동의했지만 인권 문제와 무역 이슈 등 구체적인 의제에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평행선을 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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