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을 위한 러시아의 요구사항 가운데 ‘영토 포기’는 우크라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중재국을 자처한 터키 측이 분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30분 남짓 통화에서 Δ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Δ비무장화 Δ크림반도의 러시아 영토 인정 Δ분리주의 지역인 자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요구사항이 충족돼야 평화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중립국’ 요구사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우크라 측에 있어 상대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의 두 번째 요구사항인 ‘비무장화’는 젤렌스키에 있어 체면이 구겨지는 요소로 작용하지만 여전히 우크라에 있어 수용 가능한 평화안이라고 칼린 대변인은 지적했다.
그러나 젤렌스키가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사안은 ‘우크라 동부 영토 포기’ 요구라고 그는 가리켰다.
칼린 대변인은 “2014년 러시아가 불법 합병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공식 인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있어 삼키기에는 쓰라린 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BC는 “만약 협정이 세부적으로 조율되지 않을 경우 푸틴 또는 그의 후임자들이 언제나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휴전은 유혈 사태를 막는다 해도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푸틴이 신나치주의에 대한 ‘영광스러운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크라이나와 합의를 이끌어 내더라도 그의 입지는 자국에서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대중은 그가 과민 반응했다는 것을 점점 더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4주 차로 접어드는 가운데, 급물살을 탈 것처럼 보였던 평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간 평행선을 달리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끝내 나토 가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휴전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지만, 지난 14일 시작된 4차 휴전 협상은 구체적인 성과를 못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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