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18일(현지 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70km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서부 도시 르비우의 항공기 정비창 등 인근 건물을 미사일로 폭격했다. 르비우가 폭격을 당한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르비우는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20만 명이 넘는 피란민과 서방이 지원한 무기, 구호품이 몰려 있다. 한국 국적자와 가족의 피란을 돕기 위해 이곳에 임시 사무소를 운영해온 한국 대사관도 교민들과 함께 철수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와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주거지역과 교육용 건물 등에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이 이어져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크게 다쳤다.
17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외곽에 있는 메레파 마을에서는 학교와 문화센터 등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당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면적 30만 m²(약 9만 평)로 세계 최대규모 시장인 하르키우 바라바쇼바 시장도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잿더미가 됐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역시 계속되는 폭격으로 시민 35만 명이 방공호나 지하실로 대피했다. 시 당국은 “하루 평균 최대 100개의 폭탄이 시내로 떨어진다”며 “주거지역 건물의 80%가 파괴됐고 30%는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린이, 임산부 등 1200명이 대피했던 마리우폴 극장은 16일 포격으로 붕괴된 후 러시아군의 포격이 이어지면서 구조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미국인 민간인 사망자도 발생했다. 북부 체르니히우 경찰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강사로 활동했던 미국 시민 제임스 휘트니 힐(68)이 16일 빵 배급을 받으러 줄을 서 있던 중 러시아군 발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체르니히우 지역에서는 17일 하루 동안 러시아군 포격으로 민간인 53명이 사망했다고 주 당국은 전했다. 동부 도시 이줌의 볼로디미르 마초킨 부시장은 페이스북에 “죽은 사람을 묻을 사람도 없다”고 했다.
유엔 인권사무소 집계 결과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숨진 민간인 수는 어린이 58명을 포함해 최소 780명에 달해 다음 주면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기간 러시아군이 병원 등 의료시설을 최소 43번 공격해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격과 전쟁범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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