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포위와 폭격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처참한 상황을 고발한 AP통신 소속 두 기자의 취재기가 21일 공개돼 화제다. 우크라이나 영상 기자 므스티슬라프 체로느프와 사진 기자 에브제니이 말로레트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0일 간 죽어가는 마리우폴 시민과 무너져 가는 도시의 모습 등을 생생히 기록해 세상에 알렸다. 대부분의 통신 시설이 붕괴됐지만 쇼핑몰 인근에서 인터넷 신호를 잡는 방식으로 최소 1일 1회씩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두 기자가 9일 취재한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대피하는 임부의 사진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이를 ‘조작 보도’라고 주장하자 두 기자는 11일 다른 병원으로 대피한 임부를 다시 찾아갔다. 이 여성은 그 사이에 딸을 출산한 상태였다. 둘은 이 모녀의 모습까지 촬영해 러시아의 가짜뉴스 주장이야말로 가짜임을 고발했다.
마리우폴 시민 또한 둘의 취재를 적극 도왔다. 러시아군이 이들이 쫓아오자 우크라이나 군인이 이들을 황급히 차에 태워 탈출을 도왔다. 이 군인은 “끝까지 진실을 알려달라”며 당신들이 있어야 러시아의 만행을 고발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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