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술핵 사용 배제 안 해”…美국방부 “위험한 발언”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23일 08시 51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미 국방부는 “책임있는 핵보유국에서 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CNN방송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어떤 조건에서 핵무기를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라가 실존적인 위협에 처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나라들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직접 시사한 바 있다.

지난 2월 TV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누가 우리의 길을 막으려 한다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들에게 위협을 가한다면, 러시아는 즉각 그들에게 대응할 것이고 그들은 역사상 한 번도 보지 못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후 국방 관리들과의 공개 회의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리들이 우리나라에 공격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며 국방장관과 총참모장에게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었다.

전날 미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가 제한적인 파괴력을 지닌 전술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스 크리스텐슨 미국과학자연맹(FAS) 핵정보 프로젝트 소장은 러시아가 보유한 전술 핵무기를 약 2000개로 추산했다. 반면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전술핵은 약 100개다.

미국은 러시아 측의 이런 발언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페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 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전략적 억지 태세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어떤 근거도 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매일 최선을 다해 (러시아의 태세를)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아직 전술핵을 사용하려 한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 또한 페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을 비판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할 핑계들을 찾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위험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솔직히 러시아는 자국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매우 잘못된 전제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러시아가 최소한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실질적인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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