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와도 싸운 英군인, 우크라 최전선에서 ‘라이언 구하기’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23일 10시 35분


영국의 한 퇴역 군인이 우크라이나 최전선 동물원에서 사자를 구조해 루마니아로 이주시켰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메트로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팀 록스(45)라는 이름의 영국 군인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쟁 지역 동물원에 사는 사자를 구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 남동부 자포리자까지 4일간 왕복 4200㎞를 운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팀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세면도구, 분유, 기저귀 등 생활필수품을 전쟁 지역에 조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환경 보호론자로부터 우크라이나의 한 동물원 사자가 우리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료 2명과 자포리자로 향했다.

팀은 전쟁 지역에서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맞닥뜨린 곤경이 그것만은 아니었다. 동물원 크레인 작업자, 국경 경비대 등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 ‘구글 번역기’를 통해 소통해야 했고, 밤에는 통행금지 시간도 있었다.

동물 구하기 위해 국경을 건넌다는 팀의 설명에 국경 경비대는 “농담하지 마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고, 특수 케이지에 사자를 옮긴 후 차로 싣는 데만 3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우크라이나 경찰의 도움을 받아 통행금지 시간 직전에 국경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팀은 설명했다.

팀은 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동물을 구조하는 일은, (내가) 그동안 했던 일 중에 가장 많은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어 “루마니아 동물원으로 가기 위해 연속해서 24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했다”며 “마지막에는 운전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3명이 15분씩 번갈아 운전하기도 했다”고 했다.

동물 구조를 마친 팀은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구조 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팀은 “국경 경비대가 동물을 차에 태웠던 우리를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그러면 다음에 국경을 통과할 때 조금 수월하지 않겠냐”고 웃으며 말했다.

구조된 사자는 루마니아 북동쪽 도시 라다우티의 동물원으로 무사히 도착했으며, 약 한 달간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물원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앞서 2015년 팀은 이라크 페슈메르가 민병대에 자원입대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 참여한 바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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