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코로나 스트레스 음주로 풀어…술 관련 사망 25%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15시 12분


Pixabay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과도한 음주 탓에 숨진 사망자들이 2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염병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과음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각종 방역 조치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재택 근무 확산으로 ‘흡연에 불편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흡연자는 크게 줄었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남용 및 중독연구소(NIAAA)는 미국 의사협회저널(JAMA)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8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미국인 사망자에게 발급된 사망증명서 중 ‘술’과 관련된 원인으로 숨진 사례는 9만9017건이었다. 전년도인 2019년(7만8927건)과 비교하면 25%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과음으로 숨진 사례부터 음주가 유발한 간 질환 등 각종 질병, 음주운전 사고 등으로 사망한 이들이었다.

음주와 관련된 사망은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 중에서는 35~44세 사이 사망자가 약 40% 가량 가장 많이 늘었다. 1999~2019년 사이 20년 간 매년 음주 때문에 사망한 미국인 숫자는 연 평균 3.6% 정도 늘어왔다. 때문에 2020년 이 수치가 25%나 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연구를 주도한 에런 화이트 NIAAA 선임고문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과 우울증이 늘었고 스트레스도 커졌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현상이고 놀라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각종 방역 조치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뒤 사람들이 모임 센터나 체육관 등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졌고, 때문에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이들이 늘었다는 지적이다.

NYT는 2020년 미국 내 술 판매가 1868년 이후 50여 년 만에 최대 증가폭(2.9%)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반면 코로나19 유행 기간 흡연자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0년 조사에서 미국인 8명 중 1명 꼴로 “담배를 핀다”고 응답했다. 이는 CDC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전자담배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미국인도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고 각종 외부 시설에 대한 이용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서 흡연을 하기 불편한 환경이 조성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전에는 회사나 외부에서 주로 담배를 피던 사람들이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도 늘어나자 가족들을 의식해 흡연 빈도나 횟수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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