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4일부터 이틀간 유럽방문… 동유럽 미군 추가배치 발표 예정
푸틴,‘제재 동참’ 비우호국 겨냥… “가스 수출대금 루블로만 받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실 대변인이 “국가 존립에 위협이 있으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 25일 양일간 유럽을 방문하는 가운데 서방을 겨냥한 러시아의 핵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22일 미 CNN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국가가 실존적인 위협에 처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정상과 러시아의 핵 위협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기한 것을 우려해야 한다. 동맹과 함께 비상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미 정부와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조만간 러시아를 돕기 위해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이른바 ‘비우호 국가’들에 판매하는 가스 수출 대금을 러시아 화폐인 루블로만 받겠다고 선언하는 등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도 본격화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 한국, 일본 등을 비우호 국가로 분류했다. 현재 EU 국가들은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하고, 동유럽에 미군을 추가 배치하는 조치 등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러시아를 주요 20개국(G20)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2일 폴란드는 “미국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