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냈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한 달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놓고 뒤늦게 국제사회의 비난을 희석시키기 위해 결의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러시아가 제출한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을 찬성 2표, 기권 13표로 부결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작 이 위기가 러시아의 침공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포함되지 않았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은 오직 러시아에게 있다”면서 “진실을 부정하려는 러시아의 솔직하지 못한 노력은 계속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자국이 만든 인도주의적 위기의 해결을 국제사회에 요청하는 결의안을 내밀 정도로 담대하다는 것은 정말 비양심적인 일”이라고 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도 “러시아가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면 어린이에 대한 폭격을 멈춰야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안보리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했던 중국은 이번에 러시아 편에 서서 찬성표를 던졌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되며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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