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자리에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 정부가 보유중인 금 판매마저 엄중 단속하는 데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이후 추락 중인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금 판매에 나설 수 있는데, 이를 선제 차단해 서방의 금융제재를 회피하려는 어떤 노력도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와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한 브뤼셀에는 나토 30개국과 EU 27개국(중복 포함)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이하 6개국 정상은 나토·EU 포함)가 한자리에 모여 대러 추가 제재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G7 정상들과 EU는 러시아 경제를 지탱하고 푸틴의 전쟁 자금 지원에 동원돼온 러시아의 국제 준비금 투입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은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직후 러시아의 달러, 유로 등 외화 거래를 동결하는 금융 제재를 발표했다. 이는 가장 강력한 제재로 간주됐다. 이달 러시아 재무장관은 외환보유액의 약 절반가량이 막혔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한 고위 당국자는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를 끌어올리기 위해 1000억~1400억 달러(약 170조 원)로 추정되는 금을 사용하려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서방 당국은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려는 노력을 주시, 계속해서 제재 조치를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U 한 관리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고 구체화하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규칙을 회피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이 최종 조치는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이미 시작한 것(제재)의 영향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항상 속도를 유지하려면 돛을 확인하고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7과 EU 정상들은 러시아의 제재 회피 관련 ‘정보 공유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백악관은 “우리는 함께 (노력해) 제재 회피나 뒤채움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다른 국가 정부와도 대화해 G7과 파트너국이 부과한 제재와 유사한 조치를 채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G7은 특히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나라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U는 내달 1일 예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인데, 이 때 중국의 입장은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는 최근 중국에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와 러시아 정부는 이를 공식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날 미국은 러시아 개인과 기업 400여 곳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여기에는 러시아 은행 스베르방크의 최고경영자 헤르만 그레프, 볼가그룹 창업주 겐나디 팀첸코, 소브콤방크 이사진 17명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48곳과 국가두마(연방하원) 의원 328명도 제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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