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권좌에 남을 수 없어” 축출 시사…러, 폴란드 코앞 폭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7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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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의장대 사열 받는 바이든. 사진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이나 축출 촉구를 시사하는 초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을 “바이든 씨”라고 부르며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는 또 바이든 우크라이나 접경 폴란드를 방문한 26일(현지 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60㎞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이다.

●바이든, 푸틴 축출 시사 발언


이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사람(푸틴)은 권좌에 계속 남아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자유세계가 러시아의 침략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 맨 마지막에 나왔다. 다만 미 백악관 측은 발언 직후 “준비된 원고에 없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인접국에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었지 러시아 정권 교체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나토의 영토에 1인치도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말라”며 그럴 경우 나토 회원국이 힘을 합쳐 방어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한다’는 나토 헌장 5조를 거론하며 회원국 간의 집단방위 약속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조항을 신성한 약속으로 간주한다”며 “회원국들은 절대적으로 단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틴은 나토를 분열시키고 동유럽을 서방과 분리시킬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은 러시아 군과 대립하기 위해 유럽에 머무는 게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개입해 전투에 나설 의사는 없음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과 만난 뒤 ‘난민들을 지켜볼 때 푸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는 학살자(butcher)”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2+2’ 외교·국방 장관 회담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1989년 발생한 중국 톈안먼 사태에 비유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km 떨어진 폴란드 미군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대(對)러시아 저항 의지를 높이 사면서 이를 ‘30세 여성이 탱크 앞에서 소총을 들고 서 있는 것’에 비유했다. 이어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한다면, 이는 그 사건의 제곱”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솔직히 그는 전범”이라고도 했다. 나흘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잇달아 참석했다.

●러, 폴란드 코앞 미사일 폭격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 축출 시사 발언에 대해 “이는 바이든 씨(Mr. Biden)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연방 국민의 선택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또 러시아군은 26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계속 폭격을 퍼부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바르샤바 연설 직전에 로켓 네 발이 르비우 외곽에 떨어졌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로켓들이 연료 저장시설과 군사시설을 타격하면서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르비우가 러시아 군의 주요 공습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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