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확진 절반이상 상하이서 나오자, ‘봉쇄 불가’ 결정 뒤집고 전격 발표
동서 나눠 대중교통 등 전면 중단, 2500만명 전수검사… 시민들 반발
테슬라 상하이 공장 나흘간 멈춰, GM 등도 차질… 경제 타격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제2도시이자 경제 수도인 상하이가 시 전체를 봉쇄하고 2500만 명에 달하는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은 2020년 초 코로나19 초기 확산 당시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해 지금까지 쓰촨성 청두, 산시성 시안, 광둥성 선전, 랴오닝성 선양 등 여러 도시를 봉쇄했지만 상하이처럼 큰 도시를 봉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6일까지만 해도 “시민 불편, 경제 악영향 등을 우려해 시를 봉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결정을 뒤집자 시민 반발이 상당하다.
단 1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즉 ‘칭링(淸零)’ 정책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중국이 10월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미국 등 서구 주요국보다 확진자가 적다는 방역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무리하게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 도시 둘로 나눠 2500만 명 전수검사
상하이 당국은 27일 밤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시를 황푸강 동쪽(푸둥)과 서쪽(푸시)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봉쇄하고 주민 2500만 명 모두를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푸둥은 28일∼다음 달 1일, 푸시는 다음 달 1∼5일 전면 봉쇄된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대중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정당한 이유 없이 정책을 방해하면 법에 따라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봉쇄 기간 동안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은 모두 중단된다. 주민들은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하고 개인 소유 차량도 이용할 수 없다. 수도, 전기, 가스, 통신 등 필수 인프라 업체 직원을 제외하면 모든 기업의 근로자가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전격적인 봉쇄 발표는 최근 상하이의 신규 확진자 급증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1일만 해도 896명에 그쳤지만 24일부터 빠르게 늘어 봉쇄 발표 당일인 27일 처음 3000명을 넘어 3500명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전체의 신규 확진자가 6215명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상하이에서 발생한 셈이다.
특히 시 당국이 줄곧 “봉쇄는 없다”고 주장해 시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당국은 26일 기자회견에서도 “상하이를 봉쇄하면 중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며 봉쇄 불가를 주장했지만 하루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습적 봉쇄를 발표했다.
○ 테슬라 가동 중단…마트 사재기 소동
상하이에 위치한 세계 주요 기업의 공장 또한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망 교란이 예상되는 등 세계 경제에 미칠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28∼31일 나흘간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언제 다시 가동을 재개할지도 불확실하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중국 전체 전기차 생산량의 약 절반인 68만 대를 생산했다.
상하이에는 미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SMIC) 등의 공장도 있다. 이 업체들은 아직 조업 중단 여부를 확정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13∼18일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선전이 봉쇄됐을 때도 애플 아이폰의 주요 생산업체인 폭스콘을 포함한 각종 IT 업체의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시민들이 마트에서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필수품을 사재기하고 마트의 매대가 텅텅 빈 영상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가정집 내부에 양배추, 오이, 당근, 감자 등을 쟁여놓은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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