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크림반도 양보안 제시… 러 “크림은 러시아 일부” 일축
美CNN “돈바스 문제도 지뢰밭”… 5차 평화회담서 일부 사안은 진전
중립국 선포-EU가입 등은 공감대
러-우크라, 5차 평화회담서 일부 진전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5차 평화회담을 앞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가운데)이 단상 위에서 양국 대표단을 향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공감하는 등 과거 협상보다 진전을 이뤘다. 다만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친러 세력이 많은 돈바스의 처리 문제,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국제 안전보장 협정 등에 대해서는 양측
이견이 팽팽하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제공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29일 5차 평화회담 이후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데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30일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하고 이를 문서화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직 (협상) 전망이 아주 밝다거나 돌파구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문제에서 우크라이나가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한발 물러선 데 대해 크렘린궁은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일부다. 러시아 헌법은 누구와도 러시아 영토의 운명을 논의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는 5차 회담 직후 “향후 15년의 협상 기간을 두고 크림반도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크림반도를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상당한 양보를 한 셈이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돈바스 지역 분리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구체적인 요구를 밝히지 않은 채 양측 정상 간 협상에서 별도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돈바스를 포함해 동남부 점령 지역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단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CNN은 “실제 휴전까지 건너야 할 지뢰밭”으로 크림반도와 돈바스 문제를 꼽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평화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다음 중립국을 선포하고 비핵보유 국가로서 외국군의 군사기지를 유치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이 개입해 안전을 보장하는 국제적인 안전보장 협정을 원하고 있다. 특히 회원국이 공격을 당하면 다른 회원국이 자동으로 함께 방어해주는 나토 헌장 5조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을 보장하는 협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정 비준에 국민투표 및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과정에만 최소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29일 회담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서 군사 활동을 크게 줄이겠다고 주장한 데 대해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위장전술 가능성을 제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할 수 없다. 다시 사람들을 속이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는 CNN에 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라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공세에 집중하기 위해 병력 재배치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30일 북부 도시들에 대해 폭격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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