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사려면 러 은행에서 루블 계좌 개설해야”
유럽, 천연가스 3분의 1 러시아에 의존
독일·프랑스 등 루블 결제 거절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월 1일부터 외국 기업이 러시아산 가스를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중단된다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전날 독일과 이탈리아에 앞으로 계속해 유로화로 가스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장한 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러시아 천연가스를 사려면 러시아 은행에서 루블화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내일부터 러시아 계좌를 통한 지불이 이뤄져야 가스가 전달될 것”이라며 “루블로 대금이 지불되지 않으면 우리는 이를 구매자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간주해 이에 상응하는 결과가 따를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우리는 자선행위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루블화 대금 지급 불이행시) 현재 계약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 가스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공급자로 에너지는 푸틴이 유럽 등 서방의 경제 제재에 반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레버리지로 쓰이고 있다. 그간 서방의 경제 제재 이후 러시아는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유럽 국가들은 이 같은 요구가 유로화 혹은 달러화로 규정돼있는 현재 계약의 위반내용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법령 발표 직후 독일과 프랑스는 여전히 루블화로 가스대금을 거래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 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의 법안에 대해 독일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을 비롯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가 돼있다며 해당 요구를 거절한다고 밝혔다. 브루노 르 마리 프랑스 재정장관 역시 프랑스와 독일이 러시아의 (루블화 지급) 요구를 거절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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