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리들 “러시아군, 우크라 전장 야전사령관 부족”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일 11시 25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이유 중에는 경험 많은 야전사령관이 부족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한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는 육군, 해군, 공군 병력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지만 작전을 조율한 아전사령관 부족으로 개전 한 달이 지나도록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병참 부족과 사기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군 7000~1만5000명이 사망했다.

서방의 군대가 하급 장교나 선임 병사에게 맡길 최전방의 전술 문제를 러시아군에서는 고위장교들이 직접 나서면서 최소 7명의 러시아 장성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리들과 정보 기관들은 러시아의 야전 사령관이 누군지 계속 지켜봤지만 나타나지 않았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나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참모총장 격) 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작전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지난 30일 기밀해제된 정보를 바탕으로 푸틴 대통령이 전장 상황과 관련해 참모들로부터 사실과 다른 거짓 정보를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푸틴이 러시아군으로부터 호도됐다고 느낀다는 정보가 있다”라며 이 때문에 “푸틴과 군 지도부 간 끊임없는 긴장이 유발됐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공개한 거짓 정보 보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800㎞ 떨어진 곳에서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먼 거리는 전투를 벌이는 병력과 전쟁에 대한 계획을 세운 모스크바 간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신속하고 민첩한 저항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또 다른 관리들은 상관의 명령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러시아 군인들은 전장에서 좌절하고 있지만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상황에 맞지 않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하향식 접근은 모스크바가 현장의 장군들에게 지시를 전달하고, 장군들은 그 지시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3일 아조우(아조프)해 베르단스크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해군 상륙함 ‘오르스크’를 침몰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웨슬리 클락 나토동맹군 전 미군 최고사령관은 “지역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를 항구를 정박하는 것은 미친짓”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미 최정예 부대를 포함해 전체 전투력의 절반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와그너그룹 용병 1000명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또 13만4000명의 징집병을 소집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미군을 지휘한 예비역 2성 장군인 제프리 슐로서는 “그들(러시아군)은 도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규군을 물리치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병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수십만 명의 러시아군이나 연합군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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