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어린이와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살상하고 있음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0)의 지지율이 5년 최고치인 83%로 치솟았다. 반면 인권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세계 각국의 러시아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0)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인 40%에 머물러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러시아 여론조사업체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83%에 달했다. 각각 1월 조사보다 14%포인트, 2월 조사보다 12%포인트 늘었다. ‘러시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도 69%에 달했다. 역시 한 달 전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2017년 9월 83%였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줄곧 하락세였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 초부터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는 방역 정책 실패, 경제난 등으로 내내 6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강한 러시아’를 주창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강력한 언론 통제 등으로 ‘서방이 러시아를 악마화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니스 볼코프 레바다 이사는 “서방과의 대립이 러시아인을 단결시켰다”며 “사람들이 ‘전 세계가 모두 러시아에 반대하고 있고 푸틴 대통령이 우리를 방어하지 않으면 산 채로 잡아먹힐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진단했다.
휘발유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여파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후 최저치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1, 22일 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권 후 최저치인 40%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22%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실업’을 꼽았다. ‘전쟁·외교 갈등’을 지목한 사람은 14%였다.
같은 달 27일 NBC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시 40%를 보였다. 응답자의 83%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기름값 상승 등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미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1갤런 당 평균 4.23달러로 전년 대비 4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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