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푸틴 겨냥 “철없고 시대착오적” 공개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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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인접’ 몰타 방문 연설서 질타
조만간 키이우 직접 방문도 고려
유럽에 피란민 수용 확대 촉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 지중해 몰타 수도 발레타의 기사단 궁전 발코니에서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발레타=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일 지중해 몰타 수도 발레타의 기사단 궁전 발코니에서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발레타=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86)이 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갈등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교황이 푸틴 대통령을 지목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조만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지중해 섬나라 몰타 방문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오직 죽음, 파괴, 증오만을 초래하는 전쟁의 차가운 바람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휩쓸고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는 철없고 파괴적인 침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푸틴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슬프게도 일부 강력한 통치자가 민족주의적 이익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로 인해 (전 세계에) 갈등이 조장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교황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호소해 왔지만 푸틴이나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며 “이날 발언은 푸틴에 대해 교황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몰타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키이우 방문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교황이 피란민들이 몰리는 우크라이나 인접국 몰타에 방문했기 때문에 곧이어 키이우 방문도 가능하다”며 “전쟁 중단을 위한 큰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우크라이나 피란민 증가로 인한 각국의 난민 기피 현상을 의식한 듯 “유럽은 피란민들을 존엄하게 보호하기에 충분한 땅과 국가가 있다”며 인도적 수용 확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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