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제재 사유로 中 적시… “北-中 협력해 탄도미사일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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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미사일 관련 5개 기관 제재
“北, 中과 프로젝트… 노동자 수출”
안보리 “北, 中서 핵심 물품 조달”
美, ‘中 세컨더리 보이콧’ 법안 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대북제재 회피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중국을 정조준했다. 북한 5개 기관을 제재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그 사유로 적시했다.

미 재무부는 1일(현지 시간)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을 총괄하는 로케트공업부와 조선승리산무역회사 합장강무역회사 운천무역회사 등 산하 4개 기관을 제재했다. 이 기관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거래 기업은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대상이 된다.

특히 재무부는 이 기관들이 “중국 기업들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 정보기술(IT) 관계자 등 북한 노동자를 수출했으며 해외 북한 공관 직원들과 국제 무역에서 협력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북한 기관과 중국 기업의 과학기술 협력이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것.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도 이날 공개한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핵심 물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기계무역총회사 김종덕은 중국 단둥(丹東)의 한 업체에 지난해 1월 이후 탄도미사일 본체에 쓰이는 스테인리스합금과 밸브 펌프 베어링 등을 네 차례 주문했다. 림용남은 중국 선양(瀋陽)에서 고체연료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 분말 등을 구입했다.

또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외교관 오용철을 통해 러시아에서 고체연료 합성 매뉴얼, 러시아 순항미사일 설계도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안보리 차원의 제재를 권고했다. 북한 해커들이 극초음속 활공 탄도미사일 기술을 훔쳐냈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위에 따르면 북한은 가상화폐거래소를 7차례 해킹해 4800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쳤다.

대북제재위는 중국 푸젠(福建)성 일대 항구에서 활동하는 북한 선박들이 싣고 온 유류를 북한 근해에서 다른 배에 옮겨 싣고 북한으로 옮기는 등 신종 수법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안보리 결의안이 규정한 정제유 수입 상한인 연간 50만 배럴을 넘은 52만5267배럴을 수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 9월∼2021년 8월 중국에 석탄 55만2000t을 불법 수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미 상원은 지난달 28일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을 세컨더리 보이콧 등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경쟁법안’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 국무부는 1일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이어 류사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에서 한국의 대북 독자 제재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미 재무부가 북한 제재를 발표하며 “(독자 대북제재를 발표한) 일본의 대응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의 제재 동참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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