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오르반 “젤렌스키는 적”
세르비아 부치치, 대러제재 불참
佛 대선서도 마크롱 맹추격 당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와 발칸반도에 있는 세르비아에서 친(親)러시아 성향의 우파 집권여당이 나란히 총선, 대선에서 승리했다. 대선을 앞둔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5)이 극우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54)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어 재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EU가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3일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집권여당 피데스가 53%의 득표율을 기록해 6개 정당이 연대한 야당연합(35%)을 크게 앞질렀다. 이에 따라 4연임에 성공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59)는 2026년까지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1998년 35세에 유럽 내 최연소 총리가 된 이후 난민 유입을 거부하는 등 ‘반(反)EU’ 정책을 펼쳐 왔다. 오르반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헝가리 좌파와 EU 관료들, 국제언론과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적”이라고 불렀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오르반 총리의 친러 성향이 EU 내에서 러시아 제재 움직임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2월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후 “러시아의 안보를 위한 요구는 합리적”이라며 지지했다.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가 헝가리를 통과해 이송되는 것을 거부했고, 러시아 에너지 수입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세르비아에서도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52)이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부치치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우파 성향 ‘세르비아진보당’ 또한 친러 노선을 유지해 왔다. 부치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대러 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EU의 요청에 “국익에 어긋난다”며 거부했다.
10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54)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2일 IFOP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지지율은 27%로 2주 전보다 2.5%포인트 낮아진 반면 르펜은 22%로 3.5%포인트 상승했다. 결선투표를 상정한 조사에선 마크롱이 53%, 르펜은 47%의 지지를 얻어 2주 전과 비교해 격차가 16%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감소했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24일)가 열린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나서며 지지율을 높여 왔지만 연금개혁 등 자문 비용으로 미국 컨설팅사 맥킨지 등에 지난해 8억9330만 유로(약 1조2000억 원)의 세금을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흔들리고 있다고 일간 르몽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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