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엄마들 “나 죽으면”…기저귀 찬 아이 등에 이름, 연락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14시 50분


해커 단체 ‘어나니머스’, 러軍 12만명 개인정보 공개

어나니머스 트위터 캡처
어나니머스 트위터 캡처
글로벌 해커 단체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12만 명의 개인 정보를 공개했다고 3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밝혔다. 아나니머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는 (러시아) 군인들은 전범재판소에 넘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매체 유로위클리뉴스에 따르면 이름, 생년월일, 주소, 소속 부대, 여권번호 등 러시아군 개인정보는 지난달 1일 우크라이나 온라인 뉴스사이트 ‘프라우다’에 처음 공개됐다. 프라우다는 당시 “국방전략센터가 신뢰할만한 출처로부터 얻은 데이터”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어나니머스는 러시아군이 부차 지역을 비롯해 수도 키이우 외곽 마을에서 민간인 학살을 벌인 정황이 밝혀지자 그 데이터의 출처가 자신들임을 밝힌 것이다. 어나니머스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저지른 악을 목격하고 있다. 푸틴이 이 모든 범죄를 저지른 이상 러시아를 다시 인류로 받아들이려면 아주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엄마들은 자신들이 죽고 아이들만 살아남을 경우를 대비해 아이들의 몸에 가족 연락처를 남기고 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트위터 캡처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엄마들은 자신들이 죽고 아이들만 살아남을 경우를 대비해 아이들의 몸에 가족 연락처를 남기고 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트위터 캡처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5일 트위터에 기저귀 찬 아이 등에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가 적혀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우크라이나 엄마들이 자신은 죽고 아이들만 살아남을 경우를 대비해 아이들 몸에 연락처를 남기고 있다. 21세기에 말이다!”라고 올렸다.

앞서 어나니머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부와 사이버전쟁을 벌이겠다’는 공개 영상편지를 올렸다.

2월 27일 어나니머스가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
어나니머스는 지난달 크렘린궁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러시아 정부, 군부대 보안 카메라, TV 채널 등 미디어, 은행 사이트를 비롯해 2500곳을 해킹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EU) 제재 대상인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알렉산더 비노쿠로프의 투자회사 마라톤그룹 이메일 6만2000건을 해킹해 비영리 내부고발 사이트 ‘DDoSecrets’에 공개하기도 했다. 어나니머스는 러시아가 전쟁을 멈출 때까지 계속 해킹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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