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막힌 러 LNG 헐값매입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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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印, 美 주도 대러제재에도 러시아산 LNG 활발히 사들여
美, 양국에 ‘세컨더리 보이콧’ 검토

“러시아 석유-가스 사지 마라”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영사관 건물 벽에 ‘살인자를 위한 돈은 없다. 석유와 
가스 거래를 중단하라’는 문구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독일과 러시아의 에너지 교역에 반대하며 
레이저빔으로 이 같은 구호를 벽에 투사했다. 프랑크푸르트=AP 뉴시스
“러시아 석유-가스 사지 마라”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영사관 건물 벽에 ‘살인자를 위한 돈은 없다. 석유와 가스 거래를 중단하라’는 문구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독일과 러시아의 에너지 교역에 반대하며 레이저빔으로 이 같은 구호를 벽에 투사했다. 프랑크푸르트=AP 뉴시스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대거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자회사 페트로차이나 등 대형 국영기업이 앞장서서 러시아산 LNG 현물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는 방안을 공급업체와 논의하고 있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세계 주요 LNG 수입업체는 국제사회의 제재 및 평판 손상을 우려해 러시아산 LNG를 구매하지 않고 있다. 일부 수입업체는 러시아산 가스를 산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기업을 통해 LNG 구매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수입업자들은 이미 지난 몇 주간 러시아산 LNG를 활발히 구매했다. 이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LNG 현물 시장에서 러시아산 LNG는 시세보다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산 LNG를 대폭 할인해 구매하면 중국의 냉방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가스 가격이 오르기 전 LNG 비축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계산에 따른 행동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 기업의 이런 행보를 불만의 눈초리로 보는 기색이 역력하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인도 등 러시아와 교역을 이어가는 기업 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역시 최근 한 달간 러시아 원유를 1300만 배럴이나 사들였다. 미국과 유럽이 강하게 비판했지만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인도는 원유를 헐값에 구매할 기회라며 개의치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달리프 싱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정부 관계자와 만나 “우리는 인도가 에너지 등 러시아산 수입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러시아#중국#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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