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로 변한 연준 비둘기파…“긴축 강화”에 증시 출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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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 뉴시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 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통화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왔다. 이에 증시는 또 충격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르면 다음달에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5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행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체계적으로 통화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일련의 금리인상을 하고 이르면 5월 회의 때 대차대조표 축소에 빠르게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 경기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그동안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돈을 풀어 왔다.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연준이 매입한 자산은 무려 9조 달러에 이른다. 연준은 앞으로 보유 자산 규모를 줄여 나가면서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흡수되면서 시장이 느끼는 긴축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연준의 직전 긴축 시기였던 2017~2019년에 비해 보유자산 축소가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2019년 연준은 매월 500억 달러 규모의 보유 채권을 시장에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흡수해왔는데 이번 양적긴축 때는 그 규모가 당시의 두 배인 매월 1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더 높아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향후 물가 지표에 따라 FOMC는 더 강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의 발언이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브레이너드 이사가 연준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인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마저 긴축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향후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성향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그 영향으로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역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한 행사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은 일자리가 없는 것만큼 해롭다”면서 “여러분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내일 물가가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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