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놀이 구멍-심장 관통…보로댠카선 더 끔찍한 민간인 학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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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인 부차에서 수백 명이 학살당한데 이어 또 다른 위성도시인 보로ㅤ댠카에서 더욱 끔찍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고문 후 살해된 시신이 거리 곳곳에서 발견됐고, 아파트가 포격되면서 200명 이상이 건물 잔해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보로ㅤ댠카 거리에는 고문 당한 흔적과 함께 관자놀이에 구멍이 나거나 심장이 관통당한 민간인 시신들이 다수 발견됐다. 주민 페트로 티텐코 씨(45)는 일간 가디언에 “러시아군이 통행금지를 어겼다며 체포한 뒤 옷을 벗기고 3일 내내 고문했다”며 “러시아군이 ‘너는 나치다. 네 몸에서 우크라이나군 문신이 나오면 가죽과 함께 잘라내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인구 1만3000여명의 보로ㅤ댠카는 키이우에서 40㎞ 떨어진 위성도시다. 러시아군은 2월 27일 이 지역을 점령한 후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민간 건물도 수시로 폭격했다. 게오르기 예르코 보로디안카 시장대행은 “도심 아파트 4동이 포격되면서 무너진 건물에 깔려 200명 이상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도시인 트로스티아네츠 시당국도 이날 “러시아군의 고문, 처형으로 얼마나 많은 민간인이 죽었는지 추정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부차에서도 10대 소녀를 포함해 고문 ·살해된 후 불태워진 민간인 시신 6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국제시민단체인 인폼네이팜은 “부차 학살 책임자는 제64 소총여단의 아자베크 오무르베코프 중령”이라며 그의 얼굴 사진과 주소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현재 조사된 전쟁범죄는 총 4468건이며 하루 수백 건씩 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은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도시의 90% 이상이 파괴돼 시민 12만 명이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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