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매월 950억 달러(약 115조7000억 원)씩 보유 자산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강도 높은 긴축 정책 예고에 6일(현지 시간) 미 증시는 큰 폭 하락했다. 7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떨어졌다.
연준은 6일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매월 미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를 줄여나가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2017~2019년 양적 긴축 당시 월 최대 500억 달러씩 자산을 줄였던 연준이 약 2배 가량 빠른 속도로 긴축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유자산 축소는 5월 FOMC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3월 FOMC에서도 0.5%포인트 인상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0.25%포인트 인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장은 5월 0.5%포인트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5월 FOMC에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확률을 80%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30%대 내외였던 것과 큰 차이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5, 6월 FOMC에서 2회 연속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고위 인사 역시 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6일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우려스럽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연속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 2인자로 그간 통화 긴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조차 5일 “이르면 다음달 양적긴축에 돌입하고 속도도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6일 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전일보다 0.42%, 0.97% 떨어졌다. 특히 금리 변동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는 2.22% 하락해 이틀 연속 2%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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