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135억 광년 거리에 있는 고대 은하가 발견됐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은하는 빅뱅으로 우주가 만들어진 후 고작 3억3000만 년이 지나 생성된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은하 중 가장 멀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쿄 대학의 유이치 하리카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날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과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통지’를 통해 지구와 135억 광년 거리에 있는 은하 HD1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은하가 발견되기 전 가장 멀리 있다고 알려진 은하인 GN-z11은 지구와 134억 광년 거리에 있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있는 은하를 발견하기 위해 약 7만 개의 천체를 탐색해왔다고 밝혔다. 천체는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빛의 파장이 붉은색으로 치우치며 적색편이 값이 커지는데, HD1이 연구팀이 탐색한 천체 중 가장 붉은색을 띠었다.
하리카네 박사는 “HD1이 띄는 붉은 색은 135억 광년 떨어진 은하가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특징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 놀랍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하버드 대학과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학자인 파비오 파쿠치 박사는 HD1이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starburst galaxy)로 짐작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는 다른 은하에 비해 유난히 빠른 속도로 별이 생성되는 은하를 의미한다.
하지만 파쿠치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HD1은 보통의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보다도 약 10배 이상 빠르게 별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또 파쿠치 박사는 HD1이 빅뱅 직후 만들어진 제3그룹 별(Population III stars)을 탄생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제3그룹 별은 우주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별 집단으로, 실제 관측된 적은 없다. 수소와 헬륨만으로 만들어진 제3그룹 별은 현대의 별보다 더 밝고 뜨거워 빠르게 타올라 사라졌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더 자세한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학자들은 해당 은하를 통해 고대 우주의 행성에서부터 어떻게 생명이 진화할 수 있었는지까지의 과정을 밝힐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파쿠치 박사는 “웅장한 불꽃 쇼를 앞두고 최초의 불빛을 발견한 아이처럼 흥분되는 심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은하 HD1이 생성되고 약 130억 년 후인 지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행성, 생명 심지어는 지구의 꽃 한 송이까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는 시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WP는 최근 천문학자들이 우주 고대 천체를 밝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물리학자인 브라이언 웰치는 지구에서 129억 광년 떨어져 있는 별 ‘에렌델(Earendel)’을 발견했다고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