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글로벌 “러, 외화채무 못 갚을 것”…디폴트 직전 단계로 강등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1일 09시 21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사실상 달러화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자유유럽방송(RFE) 등 외신은 S&P글로벌이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신용등급을 기존 ‘CC’에서 ‘SD’(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SD’ 등급은 대출자가 특정 지급을 연체하지만 다른 지급은 제때 하는 경우 적용된다. 통상 디폴트 바로 전 단계로 평가된다. 다만

러시아는 이달 4일 달러화 채권에 대한 채무를 갚지 못했다. 미국의 제재로 63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에 대한 접근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미 재무부가 미국 계좌 내 있는 러시아의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러시아는 현재 4일이 기한이었던 채무에 대해 30일 간의 유예기간을 적용받은 상황이다.

S&P글로벌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러시아가 30일 간의 유예 기간을 얻었다해도 이 기간 내에 자국이 보유한 루블화를 달러화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봤다.

S&P글로벌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강화돼 외채 보유자에 대한 러시아의 의무 조건을 준수하려는 의지와 기술적 능력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채무 상환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크렘린은 해외 계좌에 있는 자국 통화가 제재될 경우 외화 채권에 대한 채무도 루블화로 상환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S&P글로벌과 다른 기관들은 채무불이행이 높은 ‘정크’ 상태로 부채를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가 이번에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이는 외화 채권에 있어선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처음 겪는 일이 된다. 앞서 러시아는 1998년 국내 부채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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