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외교장관회의 의제로 올려
에너지 의존도 크고 이해관계 엇갈려
S&P, 러 ‘선택적 디폴트’ 하향 조정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원유 수입 규제를 할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다만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크고 EU 회원국들 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려 조속히 합의안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외교장관들이 11일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관련 규제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EU 집행부는 전면적인 금수 조치 대신 각국 경제에 충격을 줄일 만한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원유에 관세를 매기는 방안, 원유 수입대금을 러시아 정부에 직접 지불하지 않고 별도 계좌에 예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산 원유는 현재 EU 전체 원유 수입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막대한 민간인 희생 등 러시아군의 참혹성이 재확인되면서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그러나 러시아 에너지 제재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막을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유권자 반발이 예상돼 각국 정부로선 정치적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독일은 다른 회원국들의 압박에도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결선투표를 앞둔 프랑스 대통령 선거도 변수다. 일부 EU 당국자들은 원유 수입 금지 조치가 프랑스 대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논의를 연기하자는 입장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러시아의 외화표시채권 등급을 기존 ‘CC’에서 ‘SD’(선택적 디폴트)로 하향 조정했다. SD는 채무자가 전체 채무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지 못할 때 적용되는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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