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최후까지 겨우 며칠 혹은 몇 시간 밖에 남지 않았지만 러시아에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포위한 러시아에 맞서 50일 넘게 저항해온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1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영상메시지를 보내 결사항전 의지와 함께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배수진으로 삼은 이들은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메시지가 될 것 같다”며 남은 민간인과 부상병들을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지휘관인 우크라이나 제36해병여단 소속 세르히 볼리나 소령은 영상에서 “적들은 우리보다 10배나 많다. 공중과 지상병력 등 모든 면에서 우리를 압도한다”며 “공장 지하에 500명이 넘는 부상병과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 수백 명이 대피해 있다. 다친 사람들이 지하실에서 썩어가고 있는데 치료할 약이 없다”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약 2500명이 공장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이들에게 항복을 요구하며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겠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거짓말”이라며 응하지 않고 있다. 볼리나 소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부탁한다. 여기에 있는 병사와 민간인들을 위한 구출 작전을 결행해 이들을 제3국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감청한 러시아군 무전에서 “러시아에서 놀라운 것이 날아오고 있다. 마리우폴 하늘에서 3t(톤)짜리가 떨어질 것이고 지상의 모든 것은 무너질 것”이라는 내용이 포착됐다. WP는 “모스크바함 침몰로 굴욕을 당한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함락시킨다면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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