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치러질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가 20일 TV토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마크롱 대통령이 과거 ‘옛 소련 해체 후 강한 러시아를 만든 푸틴을 존경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르펜 후보를 ‘친(親)푸틴’ 성향이라고 공격하자 르펜 후보 또한 푸틴 대통령을 파리 인근 베르사유 궁에 초대한 사람은 마크롱 대통령이라고 받아쳤다.
이날 포문은 마크롱 대통령이 열었다. 그는 “르펜 후보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이를 지지한 최초의 유럽 정치지도자”라며 “국민연합 또한 러시아 은행에서 많은 돈을 대출받았다”고 비판했다.
르펜 후보는 “푸틴 대통령을 베르사유 궁에 초청하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를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람은 당신”이라고 맞섰다. 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프랑스가 사실상 공동교전국이 된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또한 국익에 해롭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은행 대출은 프랑스 금융계가 자신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르펜 후보는 “히잡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강요하는 제복”이라며 공공장소 내 히잡 금지 공약을 폈다. 마크롱 정권이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5세로 올리겠다고 한 것에 맞서 “오히려 은퇴 연령을 60세로 낮추겠다”고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계몽주의, 관용(톨레랑스)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종교적 상징을 금하면 헌법에 어긋나고 내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받아쳤다.
토론 직후 BFM TV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마크롱 대통령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19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르펜 후보를 5~10%포인트 격차로 이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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