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인근 만후시 위성사진 확인… 우크라 “러軍, 최대 9000명 묻은듯”
바이든 “푸틴은 도살자” 두차례 지칭… 자폭드론 등 1조6000억원 추가 지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완전히 함락했다고 주장한 21일(현지 시간) 당일 마리우폴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만후시에서 300여 개의 구덩이가 발견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리우폴 일대에서도 민간인을 집단 학살한 후 대규모로 매장했다는 비판이 고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집권 민주당의 모금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 차례나 ‘도살자(Butcher)’라고 비판했다.
미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에선 만후시 공동묘지 인근에서 집단 매장지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달 19일 사진과 이달 3일 사진을 비교하면 매장지가 대폭 늘었음이 확인된다. AP통신은 이 매장지의 직선 길이가 340m에 달한다고 전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 또한 CNN에 “만후시 공동묘지 인근 공터에 30m 길이의 구덩이들이 있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시신을 실어와 이곳에 던졌다”고 했다. 그의 보좌관인 페트로 안드류시첸코 역시 “러시아군이 수천 구의 시신을 검은 가방에 수거한 후 트럭을 이용해 매장지로 실어 날랐다. 전쟁범죄를 은폐하려는 명백한 증거”라고 했다. 마리우폴 시의회 또한 “러시아군이 만후시에서 최대 9000명을 묻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에서 42곳의 마을을 점령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때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돈바스 점령을 서두르고 마리우폴 함락 또한 선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마리우폴이 완전히 함락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하며 우크라이나에 13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 블레이드’를 개량한 ‘피닉스 고스트’ 드론 121대, 155mm 곡사포 72문, 포탄 14만 발 등이 포함됐다. 현재 우크라이나군 2500명, 민간인 1000명 등이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 일대의 민간인 학살 정황 또한 속속 밝혀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에 따르면 키이우 경찰서장은 22일 “지금까지 수습한 민간인 시신 1084구 중 75%가 총상으로 숨졌으며 이 중 300구 이상은 신원 확인이 불가한 정도로 훼손됐다”며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