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 발사된 러시아 순항미사일로 아내와 3개월 아이를 잃은 유리 글로던은 24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글로던이 장을 보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파트가 미사일에 폭격 당해 가족들을 모두 잃었다.
글로던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파트는 이미 불에 타고 있었다. 경찰들은 글로던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고, 글로던은 “제발 들어가게 해달라”며 울부짖었다.
결국 아내 발레리아(27)와 3개월 아이 키라, 장모 류드밀라의 시신이 아파트 안에서 발견됐다. 3대에 걸친 비극이었다.
글로던은 사망한 아내와 아이의 흔적을 찾기 위해 불에 탄 아파트를 다시 찾았다. 가족 사진첩, 아내가 쓴 메모 그리고 산산조각이 난 아이 유모차를 발견했다. 그는 “만약 내가 그 물건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쓰레기인 줄 알고 모두 버릴 것”이라며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글로던은 발레리아와 9년 동안 연연 사이였다고 한다. 그는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가 오데사였다. 아내는 모든 것에서 기쁨을 찾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이어 “아내는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자질을 갖췄다. 훌륭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나의 친구였다. 발레이아 같은 사람을 다시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생에 단 한 번 신이 준 선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키라는 지난 1월 말, 전쟁이 시작되기 고작 한 달 전에 태어났다. 이에 발레리아는 당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 딸은 이제 태어난 지 한 달 됐다. 새로운 차원의 행복과 함께하는 중이다”고 쓰기도 했다.
글로던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 딸과 아내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럽다”며 “러시아 미사일에 의해 나의 세계가 파괴됐다. 가족에게 발생한 일을 전 세계에서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 최소 6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8명이 사망했다고 앞서 다수의 외신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쟁은 이 아기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됐을 때 시작됐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당신은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며 “그들(러시아군)은 그저 개자식들(bastards)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저 개자식들이다”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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