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끌려가요” 가슴 철렁한 아들의 문자… 구출 위해 뛰는 엄마 “조국에 총 겨눌까 걱정”[사람, 세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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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러 강제 이송 실태 보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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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지금 러시아로 끌려가는 중이에요. 러시아 군인들은 어디로 가는 건지 목적지도 안 알려줘요.’

우크라이나 중남부 도시 드니프로에 머물고 있는 나탈리야 디메시 씨(40)는 4일 아들 유리 디메시(21)에게서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나탈리야 씨는 황급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탈출하라”고 재촉했지만 부질없었다. 아들은 출입구와 창문이 모두 잠긴 어느 열차 안에 감금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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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부 점령지역 주민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송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강제 이송 희생자인 나탈리야 씨 가족의 사연을 24일 전했다.

전쟁 전 회계사였던 나탈리야 씨는 재혼한 남편, 두 딸과 함께 살았다. 공대생인 아들은 친부와 살았다. 이들은 모두 마리우폴에 살았다. 전쟁 발발 후 이들은 폭격을 피해 34일간 지하실에서 숨어 지냈다. 지난달 29일 나탈리야 씨는 겨우 차편을 구해 일단 두 딸을 데리고 자포리자로 탈출했다. 하지만 아들과 전남편이 살던 집은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야 아들에게서 겨우 연락이 왔는데 러시아로 끌려간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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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유리 씨를 태운 기차는 마리우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86km 떨어진 러시아 동부도시 세묘놉카에 7일 도착했다. 그는 숲속의 한 목조 건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로 가족은 누구인지, 우크라이나군에 복무 중인 친구가 있는지 등 신문을 받았다.

러시아군은 그에게 “우크라이나는 국가였던 적이 없다. 러시아의 일부”라며 사상교육을 했다. 유리 씨가 항의하자 두 시간이 넘는 추가 신문이 이어졌다. 그들은 “너는 러시아군에 징집돼 우크라이나로 파병될 수 있다. 총알받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NBC는 “러시아는 수많은 민간인들을 강제 이송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는 국제법상 전쟁범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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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탈리야 씨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방법을 수소문 중이다. 터키나 조지아 등을 경유해 아들을 데려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나탈리야 씨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자들에게 러시아 군복을 입히고 이곳으로 데려와 무기를 들고 싸우라고 강요할지 모른다”며 “나의 아들이 조국에 맞서 싸우게 될까봐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강제이송#러시아#우크라이나#민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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