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26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50년 만의 최대 물가 충격을 맞고 있다며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024년 말까지 향후 3년 간 전 세계 식량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올해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악화, 서방의 러시아 제재 등으로 유럽의 가스 가격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석탄 가격은 8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까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또한 배럴당 100달러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밀과 비료의 주요 수출국이어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또한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은행은 올해 밀 가격이 40% 이상 뛰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산 밀 수입에 의존하는 저개발국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닭고기 가격 또한 41.8% 오를 것이며 식용유(29.8%), 보리(33.3%), 콩(20.0%) 등 주요 식자재의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언더미트 질 세계은행 부총재는 “우리가 1970년대 이후 경험한 가장 큰 상품 쇼크에 해당한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식량, 연료, 비료 무역의 제약이 급증하면서 충격이 가중되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의 망령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피터 네이글 이코노미스트 또한 경제학자는 “전세계 가계가 생활비 위기를 느끼고 있다. 소득 대부분을 식량과 에너지에 지출하는 가난한 가정들이 특히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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