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강타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 등의 요인으로 미국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무료급식소(푸드뱅크)에 대한 수요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등으로 비롯된 경제난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부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푸드뱅크에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단체 ‘포가튼 하비스트’는 작년 12월 이후 푸드뱅크에 대한 수요가 25~45%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3월 한 달 동안만 수요가 전달에 비해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단체의 크리스토퍼 아이비 대변인은 “연료비와 생필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푸드뱅크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경우 생활비가 빠르게 바닥이 난다는 뜻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식료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0% 급등했고, 레스토랑에서 음식 가격도 같은 기간 6.9% 상승했다. 미 전역에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피딩아메리카에 따르면, 올 2월 85%에 이르는 푸드뱅크가 전달에 비해 식료품에 대한 수요가 비슷하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뱅크에 대한 의존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초부터 높아졌다. 팬데믹으로 갑자기 경기가 침체되면서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마저 대거 급식소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비록 이후 백신이 보급되면서 경제가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공급망 교란과 구인난 등의 여파로 저소득층의 식량위기는 지속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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