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뿔’ 지역, 2000만명 기아 위기…40년래 최악 가뭄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4일 16시 07분


에티오피아 남부에서 케냐 북부와 소말리아까지. 코뿔소 뿔 모양을 닮은 아프리카 동부 지역을 일컫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전역에 걸쳐 2000만명의 사람들을 기아 위기로 몰아넣는 가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한 기부자 회의는 이 지역을 위해 약 14억 달러를 모금했다. 유엔은 이 지역에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2020년부터 3년째 가뭄을 겪고 있다. 2019~2021년 사이 농작물을 휩쓸어버린 메뚜기 떼의 침입은 상황을 한층 더 악화시켰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가뭄으로 인해 굶주린 인구가 현재 1400만명에서 2022년 말 2000만명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소말리아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600만명은 극심한 식량 불안에 직면해있고, 에티오피아는 650만명, 케냐는 350만명이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물과 목초지 부족으로 100만여명이 집에서 쫓겨났다. 또한 수십만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음식과 물을 찾아 먼 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위험에 처한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동물들 역시 물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지역의 필수 생계 수단인 소와 같은 가축들이 대량으로 죽어 나가고, 기린과 영양 같은 야생동물들의 사체가 초원에서 썩어가고 있다.

유엔은 국제 사회가 조기에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엔에 따르면 동아프리카는 2017년 극심한 가뭄을 겪었지만, 초기 인도주의적 행동으로 소말리아 기근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이 국제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터라, 상황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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