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0.5%P 인상 ‘빅스텝’ 단행… “물가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5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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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4일(현지 시간)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다. 0.0%포인트 인상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다음 달부터 보유 채권을 매각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에도 착수해 시중 유동성을 조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이로 인한 고통을 이해하고 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0.50%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더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FOMC 회의는 6, 7, 9, 11, 12월 5차례 남아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6, 7월에도 연속으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미 소비자물가가 1981년 이후 최고치인 8.5%까지 오른 데다 산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유가 급등,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해 앞으로도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미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경기 하강에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던 월가는 이 발언에 안도했다. 4일 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대비 2.81%, 3.19%씩 큰 폭 올랐다.

연준의 행보가 한국 등 주요국의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도 4.8% 올라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이후 13년 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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