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우크라 소년, 이웃 노인에게 러군 공습 알리다 폭격에 사망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6일 12시 26분


우크라이나에서 이웃 노인에게 러시아 공습을 알리려다 사망한 10대 소년의 소식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 살던 소년 뱌체슬라우 얄리셰우(14)는 휴대전화 앱에서 러시아 공습경보가 울리자 폭탄 대피소가 아닌 이웃 노인들의 집으로 향했다.

뱌체슬라우는 스마트폰이 없거나 공습경보 앱을 설치하지 않았을 노인들을 걱정했고, 이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주변을 뛰어다니며 공습을 알렸다.

공습 당시 러시아는 미사일 2발을 기숙사와 교회에 떨어뜨렸고, 이 충격으로 건물이 파괴되고 교회 지붕이 무너졌다. 뱌체슬라우는 이 파편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뱌체슬라우의 아버지 예벤 얄리셰우는 소셜미디어(SNS)에 이 사연을 알렸고, “너는 나의 영웅이자 우크라이나의 영웅”이라며 아들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예벤은 우크라이나 공군이자 지난 2014년 동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용사다.

한 주민은 “뱌체슬라우는 착하고 친절하며 동정심이 많은 소년이었다”면서 “아주 유능하고 성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공부했고,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종종 지하실에서 숙제를 했다”고 회상했다.

겐나디 트루하노브 오데사 시장은 뱌체슬라우의 죽음이 “또 다른 타격”이라며 “무고한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의 피를 흘린 사람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뱌체슬라우의 여동생과 할머니 할아버지도 러시아의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끔찍하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얼마나 용감한 소년인가”, “진정한 전사” 등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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