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위터 인수에 합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다시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머스크의 이런 입장에 미국 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머스크는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내려진 영구 사용정지 결정에 대해 “도덕적으로 나쁜 결정이고, 극도로 바보 같았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영구 정지 조치는 매우 드물어야 하고, 스팸 계정 등에 한해 내려져야 한다”며 “나는 영구 정지 조치를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 결정은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켰고 그렇다고 트럼프의 목소리를 잠재우지도 못 했다”며 “이는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 역시 트위터가 영구 정지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는 자신의 의견에 동조했다고도 밝혔다.
트위터는 앞서 지난해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폭력 행위를 선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을 영구 정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의 열혈 이용자로 당시 8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트위터 인수 합의를 맺으면서 트위터의 콘텐츠 규제 정책을 비판해 온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정이 복구되더라도 트위터를 이용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별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이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이 문제는 사기업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온라인 플랫폼이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허위정보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복귀로 극우 음모론 세력의 가짜뉴스와 선동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언론감시단체 미디어매터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머스크의 발언은 트럼프의 허위정보와 해로운 수사(修辭)가 수백만 트위터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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